Leica M8 에 부쳐...
여러 포럼에서 말들이 많다. 우선 M8 이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이제 필름은 포기한듯한 행보' 에 실망했다는 것부터 필름 와인더가 없느니.. 등등.. 여기에 빠지지 않는 말들이 '라이카답지 않다' 라는 것인데..
그런데 '라이카답다' 라는게 뭘까?
내가 알기로 라이카는 35mm 카메라의 모델을 제시한 회사이다. 기술은 최고였고 제품은 경쟁사 엔지니어들이 울고 갈만큼 혁신 그 자체였다. 기계적인 퀄리티는 타사 제품들을 압도하고 남음이 있어 요사이도 수십년 전의 물건들이 완벽하게 동작하고 중고시장에는 이런 올드모델들이 주로 거래가 되고 있다. 삼대가 물려쓸만큼 완벽한 제품을 수십/수백만대 찍어낸 통에 아이러니하게도 신품은 판매가 되지 않아 정작 지금의 회사는 적자에 허덕인다.
사람들은 "라이카 만큼은 언제나 필름의 자리를 지켜줄줄 알았다." 라고들 한다. 하지만 M 이라는 혁신적인 카메라를 만들어낸것이 라이카였던 만큼, 그것은 본래 라이카의 행보가 아니라고 믿는다. 개인적인 생각일런지도 모르겠지만 M3 이후의 라이카는 과거의 영광을 등에 입고서 소수 매니아들의 로망을 채워주면서 근근히 목숨이나 부지해볼까 하고 소극적인 행보만을 계속 해 왔다. 천박하기 짝이 없는 기념바디들을 보고 있자면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나는 라이카의 본질은 '전통' 이 아니라 '혁신' 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M3 이후의 행보는 그렇지 못하다. M마운트라는 구식의 기술에 족쇄가 묶여 결국 죽도 밥도 아니게된, 단지 어이없이 비싼 애물단지로 탄생한 저 Leica M8 을 보라... 아무도 M8 에게 '이건 정말 시대를 앞서간 대단한 카메라다!' 라는 평가를 내리지 않을 것이다. 단지 '이제서야 나온거냐?' 라고 평가할 뿐.
기왕 제품이 나왔으니 몇마디 평가를 하자면, 우선 화질은 샘플이 없으니 뭐라 말할 것이 없다. 인터페이스의 경우는 굉장히 마음에 안드는데.. EPSON R-D1 과 비교해 보기로 하자. R-D1 이 겉보기에는 아날로그의 로망을 노린 불필요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기계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건 R-D1 을 실제로 써보지 않은 사람들의 편견일 뿐이다.
R-D1 에서는 ISO 변경 / AE Lock / 노출보정 / 화이트밸런스등의 대부분 자주 사용하게 되는 기능들이 '세상에 이것보다 더 편할 수 없을만큼' 원터치로 간단하게 해결된다. 하지만 M8 은 모든것을 LCD 를 보며 여러 단계의 Menu 선택을 통해서 접근해야 한다.
R-D1 의 회전 LCD? 이것도 나는 매우 높게 평가한다. RF 특성상 넥스트랩 매고서 다닐일이 많은데 정말 효과적으로 LCD 를 보호해 준다. R-D1 의 경우 합리적인 인터페이스덕분에 사진을 리뷰할때 빼고는 LCD를 볼 일이 전혀 없다. 본인도 주로 덮어놓고 사용하는 편이다.
와인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단순히 로망뿐이 아니다. 와인더를 제거할경우 바디에는 어쩔수 없이 모터가 내장되어야 하며 이는 1. 고장율 증가 2. 카메라 부피 커짐 3. 배터리 소모 증가.. 라는 단점들을 발생시킨다. 물론 연사가 가능할 순 있겠지만 MF 방식의 RF 카메라로 연사를 찍을 일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사실 나는 R-D1 과 동급의 화질/인터페이스로 M8 이 나왔더라면 적지 않게 고민을 했을 것이다. 캔디드 샷을 좋아하는 본인에게 크기와 부피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크고 무겁다면 들고 다니지 않게 되고, 그러면 비싼 카메라를 사놓고도 찍지 않게 된다. 때문에 나는 5D 와 400D 사이에 하나를 고르라고 해도 고민할 종류의 인간이다. (5D를 골라서 중고로 팔고 400D를 사고 남는돈은 떡볶이를 사먹어라.. 라는 리플은 반사.) 실제로 R-D1 은 베사 기반이라 M8 보다 꽤 크다. 하지만 저 불편한 인터페이스를 감수하고 거기다 치명적인 비용을 지출하면서까지 기변을 하고 싶은 생각은 눈꼽만치도 들지 않는다.
라이카가 걸었어야 하는 길은 M마운트 우려먹기가 아니었다고 본다. 라이카는 최초의 디지털 RF, AF 가 지원되는 새로운 마운트, 비네팅을 줄인 새로운 CCD 등의 기술을 시장에 내놓았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찌질한 행보만을 거듭하고 있는 라이카는 분명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릴 것이다에 500원 건다. 라이카는 이미 오래전, 카메라 회사가 아니라 골동품 회사가 되어 버렸다.
이상, 반쯤은 진담인 "못먹는감 찔러보기" & "저 포도는 분명 실꺼야" 포스팅이었습니다.























EpsonRD1SFirmwareUpdate.zip

Textcube 1.8.5 : Accelerando